여름휴가철 7월, 밤바다로 랜턴 하나 들고 나가거나 방파제에 통발 던져놓고 기대에 부푸는 분들 정말 많으시거든요. 습기 가득한 갯벌에 도착해 뻘물이 빠지는 짭조름한 냄새를 맡으며 걷다 보면 발밑에 뭔가 큼직한 게 툭 걸립니다. 헤드랜턴을 비춰보고 꽃게나 성인 팔뚝만 한 키조개가 보이면 "오늘 횡재했다"며 신나게 쿨러에 쑤셔 넣기 바쁩니다. 옆에서 구경하던 가족들도 박수 치고 난리가 나죠. 그런데 그 묵직한 쿨러, 철수하려고 주차장에 도착하는 순간 번쩍이는 해경 순찰차 경광등 앞에서는 수백만 원짜리 과태료 청구서로 둔갑합니다.
7월의 바다는 수산자원관리법이 가장 날카롭게 번뜩이는 시기입니다. 휴가철이라고, 초보라고, 몰랐다고 봐주는 건 없습니다. 단속반원 앞에서는 그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습니다. 오늘은 7월 서해, 남해, 동해를 막론하고 눈앞에 보여도 절대 건드리면 안 되는 금어기 어종들의 잔혹한 팩트를 짚어드립니다. 이거 모르고 바다 가시면 기름값 쓰고 벌금까지 내는 최악의 휴가가 기다립니다.
밤바다 갯벌에서 마주친 꽃게, 당장 집게부터 놓으십시오
여름밤 서해나 남해 조간대 뻘밭을 푹푹 빠지며 걷다 보면, 썰물에 미처 빠져나가지 못하고 얕은 웅덩이나 바위 틈에 갇힌 꽃게들을 심심치 않게 만납니다. 집게를 치켜들고 위협하는 녀석을 집게로 콱 잡아 올릴 때의 그 묵직한 쾌감, 해보신 분들은 다 아시거든요.
6월 21일부터 8월 20일까지 서해·남해 꽃게는 전면 금지입니다
하지만 6월 21일부터 8월 20일까지, 서해와 남해 전역에서 꽃게는 전면 금어기입니다. 이 기간에는 바다에서 꽃게를 건져 올리는 행위 자체가 불법입니다. "아유, 밤인데 누가 보겠어? 한두 마리는 괜찮겠지." 이런 안일한 생각으로 조과통에 넣었다가 주차장 입구에서 불시 검문 맞고 얼굴 붉히는 분들 매년 수두룩하게 봅니다.
두흉갑장 6.4cm 미만과 외포란 암컷의 치명적 함정
게다가 금어기 시즌이 아닐 때라도 절대 건드리면 안 되는 지뢰가 숨어있습니다. 바로 배에 스펀지 같은 알을 잔뜩 품고 있는 '외포란 암컷'과, 양쪽 가시 끝을 제외한 등껍질 너비(두흉갑장)가 6.4cm 미만인 어린 꽃게입니다. 얘네들은 1년 365일 연중 전면 채취 금지입니다. 칠흑 같이 어두운 갯벌에서 랜턴 불빛 하나에 의지해 두흉갑장 사이즈 재고 배 뒤집어서 알 품었는지 확인할 시간 없습니다. 7월 갯벌에서 발끝에 꽃게가 채인다면, 그냥 투명인간 취급하고 피해 가시는 게 정신건강과 지갑을 지키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삽으로 캐낸 성인 팔뚝만 한 키조개, 왜 버려야 할까요?
서해권 갯벌의 끝자락 조간대 하부나 남해 연안에서 스킨다이빙 해루질을 하다 보면, 바닥에 세로로 콱 박혀 있는 거대한 껍데기를 발견합니다. 주변 뻘을 걷어내고 양손으로 끄집어 올릴 때 쩍 하는 소리와 함께 뽑혀 나오는 그 짜릿한 손맛. 하지만 이 녀석에게도 무서운 규정이 있습니다.
크기 제한은 없지만 7~8월 두 달은 전면 아웃입니다
여기서 현장 꾼들도 헷갈리는 치명적인 팩트가 하나 있습니다. 키조개는 수산자원관리법상 별도의 '크기 제한'이 없다는 점입니다. 평소에는 작은 걸 캐든 큰 걸 캐든 불법이 아닙니다. 이 사실만 알고 있는 분들이 크기 규정이 없으니 금어기도 없는 걸로 착각하고 무더기로 캐서 트렁크에 싣곤 합니다. 하지만 키조개는 7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 장장 62일 동안 전 해역 금어기입니다. 펜션 가서 조개구이 해 먹겠다고 챙겼다가, 누군가의 신고로 출동한 단속반에게 걸려 고급 한우 세트 열 번은 사 먹을 돈을 토해내야 합니다. 뻘밭에서 검은색 큰 껍데기가 반쯤 튀어나와 있는 걸 발견해도, 지금이 7~8월이라면 그냥 조용히 뻘을 덮어주고 오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