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철 7월, 밤바다의 후텁지근한 바닷바람 맞으며 헤드랜턴 켜고 갯벌이나 방파제 나가시는 분들 정말 많죠. 가슴장화 챙겨 입고 찰랑거리는 물속을 걷다 보면 주변 사람들이 뭔가 주워 담으며 환호성을 지릅니다. 그러면 꼭 "뭐야 뭐야? 나도 잡아도 되나?" 하면서 덩달아 뜰채 대는 분들, 솔직히 많으시죠. 저도 십 년 전 초보 시절엔 뭣 모르고 따라 줍다가 큰코다칠 뻔한 적이 있거든요.
근데 그러다 해경 단속이라도 뜨는 날엔 쿨러 통째로 털리고 그날 밤 기분 싹 다 망칩니다. 쿨러 쏟아놓고 줄자 들이미는 단속반 앞에서 "저기 아저씨들도 잡길래 잡았는데요?" 이런 변명, 바다에서는 1도 안 통합니다. 내 쿨러에 담긴 건 온전히 내 책임이니까요.
특히 7월은 아주 악랄하게 금어기가 겹치는 지뢰밭 같은 달입니다. 6월에서 넘어오면서 풀린 줄 알았던 녀석, 딱 7월 한 달만 금지되는 녀석, 심지어 동네마다 적용 날짜가 다른 녀석들이 사방에 깔려 있습니다. 모르고 주웠다가 아차 하는 순간 뼈아픈 과태료 딱지가 날아오는 7월의 함정, 현장 경험 팍팍 담아서 확실히 짚어드릴 테니 출조 전에 무조건 머릿속에 박아두세요.
7월 딱 한 달, 크기 불문 무조건 버려야 하는 녀석들
7월 바다에서 가장 흔하게, 그리고 가장 억울하게 걸리는 게 바로 '딱 한 달' 걸려 있는 단기 금어기 어종을 건드리는 겁니다. 대표적인 게 해삼, 갈치, 참조기입니다.
야간 해루질하다 보면 발목 찰랑거리는 물 밑으로 씨알 좋은 해삼이 스멀스멀 기어가는 게 보입니다. 랜턴 빛을 받으면 특유의 오돌토돌한 돌기가 선명하죠. 평소 같으면 환장하고 줍겠지만, 7월 1일부터 7월 31일까지는 절대 손대면 안 됩니다. 평소에는 체장 18cm 미만만 연중 금지라서 큰 녀석들은 쏠쏠한 손맛을 안겨주지만, 7월 한 달은 크기가 팔뚝만 한 '슈퍼 해삼'이라도 줍는 순간 불법입니다.
방파제에서 집어등 켜놓고 짬낚시 즐기시는 앵글러분들도 갈치 조심하셔야 합니다. 갈치 역시 7월 1일부터 31일까지 낚시든 포획이든 전면 금지됩니다. 게다가 갈치는 주둥이부터 항문까지의 길이인 항문장 18cm 미만은 1년 365일 내내 못 잡습니다. 7월엔 풀치 낚시 채비 자체를 낚시 가방에서 꺼내지 마세요. 밤새 찌만 쳐다보다가 덜컥 물어주면 반사적으로 챔질하게 되는데, 7월엔 그 반사신경이 독이 됩니다. 참조기 또한 7월 한 달간 금어기이고, 전장 15cm 미만은 연중 금지입니다. 7월에는 이 세 녀석이 눈앞에서 아른거려도 쿨하게 돌아서는 게 진짜 고수의 품격입니다.
언제 풀려? 아직 멀었습니다: 쭈꾸미와 키조개의 경고
쭈꾸미 낚시나 쭈꾸미 해루질 좋아하시는 분들, 선선한 가을 시즌 오기 전에 미리 뻘밭에서 몸 좀 풀고 싶으신가요? 아직 한참 남았습니다. 쭈꾸미는 5월 11일부터 8월 31일까지, 무려 전 해역에서 113일 동안 얄짤없이 금어기입니다.
여름 갯벌에서 소라 줍는다고 돌 틈 뒤집다가 쭈꾸미 머리가 쏙 나와도 모른 척 다시 돌을 덮어주셔야 합니다. 야간에 얕은 물가로 기어나온 쭈꾸미가 랜턴 빛에 멈칫할 때, 뜰채로 살짝 떠내기 얼마나 쉬운지 아시죠? 하지만 괜히 귀엽다고, 한두 마리는 괜찮겠지 하고 조과통에 넣었다가 단속반과 마주치면 식은땀 줄줄 납니다.
키조개도 마찬가지입니다. 물 빠진 갯벌에서 압도적인 크기로 존재감 뽐내는 키조개는 7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 두 달간 전 해역 62일 금어기입니다. 크기 제한은 없지만 이 기간엔 건드리면 안 됩니다. 장비 챙겨 들고 깊은 뻘밭까지 땀 뻘뻘 흘리며 걸어갔는데 큼지막한 키조개가 입을 벌리고 있다면, 그냥 사진만 한 장 찍고 돌아서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