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바다, 발밑에 보여도 꾹 참아야 할 때가 있습니다
여름 휴가철이면 피서지 인근 해수욕장이나 방조제가 밤낮없이 붐빕니다. 저녁 삼겹살 파티를 끝내고 소화도 시킬 겸 헤드랜턴 하나씩 이마에 차고 바닷가로 나가는 분들 많으시죠. 물 빠진 갯바위 주변을 어슬렁거리다 보면 조수웅덩이 바닥에 까맣고 오톨도톨한 해삼이 웅크리고 있는 걸 꽤 자주 보게 됩니다.
아이들은 신기하다며 뜰채로 건져 올리고, 어른들은 "이따 숙소 가서 라면에 썰어 넣자"며 기분 좋게 조과통에 집어넣습니다. 장갑 낀 손으로 만지면 딴딴하게 뭉치면서 물을 뿜어내는 그 촉감이 재밌어서 한참을 찔러보기도 하고요.
그런데 그거 아시나요? 이 화목해 보이는 가족 휴가 장면이 해경 단속반 앞에서는 변명의 여지 없는 명백한 불법 행위가 됩니다. 7월 바다는 수온이 급격히 오르면서 수많은 해양 생물들이 산란을 준비하거나 이미 알을 품고 있는 예민한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한여름 피서객들이 현장에서 가장 많이 실수하는 7월의 깐깐한 금어기 팩트들을 지금부터 낱낱이 파헤쳐 보겠습니다.
7월 딱 한 달! 바다에서 싹 사라져야 할 3인방
1. 갯바위 조수웅덩이의 유혹, 해삼
방금 말씀드린 해삼은 7월 1일부터 7월 31일까지 딱 한 달 동안 전면 금어기입니다. 낮이든 밤이든, 얕은 워킹 해루질이든 깊은 스킨 해루질이든 무관하게 이 기간에는 바다에서 해삼을 건져 올리는 것 자체가 불법입니다.
게다가 8월이 되어 금어기가 풀린다고 끝이 아닙니다. 체장이 18cm 미만인 작은 해삼들은 1년 365일 내내 채취 금지거든요. 밤바다 물속에서 불빛을 비춰보면 물의 굴절 때문에 실제보다 훨씬 커 보입니다. 눈대중으로 대충 '이 정도면 18cm는 훌쩍 넘겠네' 하고 주워 담았다가 뭍에 나와서 확인해 보면 작게 쪼그라들어 있는 경우가 태반이죠. 크기가 조금이라도 애매하다 싶으면 아예 건드리지 않는 게 상책입니다.
2. 방파제 밤낚시 불청객, 갈치(풀치)
여름밤 방파제에서 집어등을 환하게 밝혀두고 캐스팅을 하다 보면 은빛으로 번쩍이며 미노우를 탐하는 녀석들이 있습니다. 보통 '풀치'라고 부르는 어린 갈치들이 이맘때 연안 방파제나 갯바위 근처까지 바짝 붙거든요.
하지만 갈치 역시 7월 1일부터 31일까지 전면 금어기입니다. 짜릿한 입질에 반사적으로 챔질을 해서 올렸더라도, 갈치인 걸 확인하는 순간 바늘을 조심스럽게 빼서 바로 바다로 돌려보내야 합니다. 갈치 역시 크기 제한이 엄격한데, 주둥이부터 꼬리까지의 길이가 아니라 항문까지의 길이인 '항문장'이 18cm 미만이면 연중 포획이 전면 금지됩니다.
3. 밑걸림인 줄 알았더니, 참조기
선상 낚시나 방파제 원투낚시에서 심심치 않게 덜컥거리며 올라오는 참조기도 7월 한 달(1일~31일) 동안은 잡을 수 없는 금어기입니다. 평소에도 머리부터 꼬리 끝까지 잰 전장이 15cm 미만인 녀석들은 연중 보호 대상이고요. 낚시하다가 바늘을 삼키고 올라오면 "어차피 피 흘려서 놔줘도 죽을 텐데" 하면서 은슬쩍 아이스박스에 챙기시는 분들 계신데, 단속 뜨면 예외 없이 과태료 대상이 됩니다.
아직 안 끝났습니다! 여름 내내 조심해야 할 녀석들
갯벌과 모래밭의 함정: 주꾸미, 키조개, 꽃게
한여름 갯벌체험이나 워킹 해루질에서 은근히 사람을 헷갈리게 만드는 녀석들이 있습니다. 바로 주꾸미와 키조개, 그리고 밥도둑 꽃게입니다.
우선 주꾸미는 무려 5월 11일부터 8월 31일까지, 자그마치 113일 동안 전 해역에서 포획이 금지됩니다. 야간 간조 때 얕은 물가로 기어나온 주꾸미를 보고 횡재했다며 집게로 낚아채시는 분들이 있는데, 찬 바람 부는 9월 가을 시즌이 시작되기 전까지는 쳐다보시면 안 됩니다.
모래나 펄 갯벌 깊숙이 박혀 있는 거대한 키조개도 7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 62일간 전 해역 금어기입니다. 키조개는 별도의 크기 제한 규정은 없지만, 이 두 달 동안은 무조건 보호해야 합니다.
서해와 남해의 꽃게 역시 6월 21일부터 8월 20일까지가 얄짤없는 금어기입니다. 물 빠진 뻘밭이나 얕은 지형에 엎드려 있는 꽃게를 뜰채로 담아오시면 안 됩니다. 게다가 배에 스펀지처럼 알을 꽉 품고 있는 '외포란 암컷' 꽃게와 두흉갑장(게의 딱지 길이) 6.4cm 미만인 어린 개체는 날짜에 상관없이 연중 전면 금지라는 점도 반드시 뇌리에 새겨두세요.
동네마다 달라서 사람 잡는 낙지 규정
제가 현장에서 마주치는 가장 안타까운 상황이 바로 낙지 단속입니다. 낙지는 지역마다 고시된 규정이 완전히 달라서 웬만큼 경험 많은 베테랑 출조객들도 헷갈려 하거든요.
기본적인 전국 낙지 금어기는 6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입니다. 이대로라면 7월에는 낙지를 잡아도 문제가 없어야 정상이겠죠. 하지만 예외 규정이 발목을 잡습니다.
전남, 인천, 경기 지역 바다는 6월 21일부터 7월 20일까지로 금어기가 늦게 밀려 있습니다. 경남 지역은 6월 16일부터 7월 31일까지 적용되고요. 반면 충남 가로림만 일대는 4월 1일부터 5월 31일로 남들보다 일찌감치 금어기를 끝냈습니다.
이게 실전에서 어떤 상황을 만드냐면요. 7월 15일에 서해안으로 휴가를 갔다고 가정해 봅시다. 충남 가로림만 해변에서는 밤에 랜턴을 켜고 합법적으로 뻘낙지를 캘 수 있습니다. 그런데 차를 타고 조금 위쪽으로 이동해서 인천이나 경기 관할 바다에서 똑같이 낙지를 주웠다가는 그 자리에서 불법 채취 단속에 걸리게 됩니다. 남해안도 마찬가지입니다. 전남 바다에서는 7월 20일만 지나면 낙지가 합법이 되지만, 바로 옆 경남 바다에서는 7월 31일까지 절대 잡으면 안 됩니다.
인터넷 카페나 밴드에 떠도는 뭉뚱그려진 날짜표만 믿고 바다에 나서는 건 눈 감고 운전하는 것과 같습니다. 내가 서 있는 방파제, 내가 장화를 신고 밟고 있는 갯벌의 정확한 행정구역이 어디인지 파악하는 게 먼저입니다. 모호한 지형이나 지역별 세부 고시 등 정확한 규정은 관할 지자체·수협에 확인하세요. 시원한 바닷바람 맞으며 즐겁게 놀러 왔다가 찜찜하게 얼굴 붉히는 일은 없어야 하니까요.
본 글은 바다로드의 물때·어장·해루질 포인트 데이터를 근거로 AI가 작성했으며, 발행 전 자체 품질 검증을 거쳤습니다. 법규 관련 내용은 지자체·수협 고시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현장 활동 전 반드시 확인하세요.